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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위탁가정 어디까지 왔나 (하) 경남 위탁가정 현황·대책

작성일 : 2023-05-15 조회 : 1,221

경남 위탁가정 어디까지 왔나 (하) 경남 위탁가정 현황·대책

시설로 보내지는 아이들 “두 번째 엄마·아빠가 되어주세요”
2021년 기준 도내 552개 위탁가정서 687명 돌봐
위탁 사유는 부모 사망·별거·이혼·학대나 방임 순

  • 기사입력 : 2023-03-14 0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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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위탁제도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가정의 울타리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위탁가정’이라는 또 다른 울타리 속에 들어갈 수 있게 1985년 만들어졌다. 보호자 사망, 방임과 학대 등으로 가정과 분리되는 보호 대상 아동은 시설에 입소하거나 친인척 또는 친인척이 아닌 일반 가정에 위탁된다. 아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경남에서는 2021년 학대·장애 아동과 2세 이하 영유아를 수용하는 전문가정위탁도 시작됐다.

    경남에서는 매년 250여명의 보호 대상 아동이 발생하지만, 아직 다수 아동이 보호시설에 입소하고 있으며, 이 중 25%가량이 위탁가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보호아동의 유형에 따라 위탁가정보다 시설 입소가 유리한 경우가 있지만 영유아나 장애아동 등 세심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은 또 다른 가정의 손길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보호 대상 아동이 가정의 보금자리에 들어설 수 있도록 위탁가정을 향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할 때라고 얘기한다.

    ◇경남 위탁가정 현황은

    초록어린이재단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경남에 552개 위탁가정에서 687명의 아동이 자라나고 있다. 이 중 487개 가정(88%)이 혈연관계가 돌보는 대리양육위탁·친인척위탁가정이며 일반 가정이 돌보는 일반위탁은 56(10%) 가정이다. 이외에도 전문 위탁이 5가정, 일시 위탁이 4가정이 있다.

    전체적으로 아동이 가정에서 분리돼 가정위탁된 사유는 가정 분해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파악된다. 위탁 아동 687명 중 ‘부나 모의 사망’이 233명(33.9%)으로 가장 많았으며 ‘별거·가출’이 155명(22.6%)으로 뒤를 이었다. 또 ‘이혼’이 122명(17.8%), ‘부모 모두 사망’이 50명(7.3%)이었다. 학대나 방임은 33건(4.8%)에 그쳤다.

    그러나 위탁 아동 전체에서는 4.8%에 그쳤던 학대나 방임 비율이 2021년으로만 분리하면 부쩍 늘어난다. 2021년에는 아동 77명이 위탁가정에 들어갔는데 ‘부나 모의 사망’과 ‘학대 및 방임’의 사유를 가진 아동이 각 17명(22.1%)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최근 아동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지난 2021년 3월부터 연 2회 학대 의심 신고 시 대상 아동을 부모와 바로 분리하는 즉각 분리 제도가 생겨난 영향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 분리되는 보호 대상 아동 발생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보호 대상 아동은 210명에서 2018년 137명으로 줄어들었지만, 2019년 다시 226명으로 늘어나고 2020년 253명, 2021년에는 279명으로 부쩍 늘었다.


    ◇늘어나는 분리 아동… 예비 위탁부모 절실

    이렇듯 매년 가정에서 분리되는 아동은 늘어나고 있지만 모든 아이가 가정의 울타리로 들어가진 못한다.

    2021년 발생한 보호대상아동 279명 중 73명(26.1%) 만이 위탁가정으로 들어갔다. 대다수 171명(61.3%)은 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등 시설에 입소했다. 나머지 34명(12.3%)은 귀가하거나 연고자에게 인도됐으며, 1명(0.3%)은 입양 전 위탁가정에 들어갔다.

    복지부의 아동보호 기본 방향은 시설 보호보다는 가정위탁 등 가정 보호를 우선으로 하지만 아직도 다수 아동이 시설로 입소하는 상황이다. 아동에게 친·외조부나 8촌 이내 친인척 등 혈연관계가 없거나 혹은 혈연관계가 아동을 위탁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는 경우에는 일반가정위탁이 이뤄져야 하지만 ‘예비 위탁가정’이 적기 때문이다.

    현재 경남에는 예비 위탁가정 24가구가, 2세 이하 아동과 학대·장애아동을 맡을 수 있는 전문 위탁가정은 13가구가 있다. 모두 위탁 아동을 기다리는 가정이지만 보호대상아동이 발생한다고 해도 바로 연결되지 못한다.

    박유진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 과장은 “보호대상아동이 생기더라도 그 지역에 있는 예비 위탁부모가 위탁가정을 이루기에 당장 상황이 여의찮거나 아동 혹은 위탁부모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예비 위탁부모가 있는 것이 위탁가정 조성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두 번째 엄마·아빠 되어줄 어른의 관심과 용기 필요

    아동에게는 사랑과 지지를 온전히 줄 수 있는 가정이 필요하다. 가정의 울타리 없이 성장하는 아동은 그 과정에서 상처받고 불안정한 심리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아동이 어릴수록 가정은 더욱 절실하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아이가 모방할 것들이 많다. 아이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으로 성장해나간다”며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데 필요한 관심과 지지를 원가정이 해줄 수 없거나, 가정이 사라진다면 위탁가정으로 그 역할을 대신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아동일수록 시설보다는 위탁가정의 연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 대표는 “특히 영유아 아동은 부모와 ‘애착 형성’을 하는데, 이게 형성되지 못하거나 불안정하면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어른으로 성장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시설에도 좋은 선생님들이 많지만 오로지 애정을 집중해 줄 가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정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위탁가정지원센터 또한 위탁가정의 발굴에 나서고 있다. 박웅철 경남위탁가정지원센터 관장은 “이별을 한번 경험한 아동이기에 눈을 맞춰주고 응원해줄, 공감해주고 괜찮다고 말해줄 위탁부모가 필요하다”며 “때문에 올해 또한 지역별 위탁부모와 전문 위탁부모 발굴과 양성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어른들의 관심과 용기다. 아이들의 ‘두 번째 부모’가 되어줄 예비 위탁가정 신청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위탁가정지원센터(☏055-237-1226)로 문의하면 된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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