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가정위탁 아동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가정위탁'의 다양한 사례를 조명해 제도 보완점과 개선 방안을 찾아보는 '가정위탁, 또 하나의 집'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위탁가정의 이야기와 제도의 현실을 함께 들여다보고, 위탁아동이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과 지지를 모아가고자 합니다. 매주 월요일 가정위탁 제도를 위한 아동, 부모,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아동 권리를 위한 세계의 약속, 유엔아동권리협약 제9조 ‘부모님과 함께 살 권리’에서는 “아동은 부모와 떨어져 지내지 않을 권리가 있다. 어쩔 수 없이 헤어져 살아야 하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부모와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최선책은, 아동과 부모가 함께 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처음부터 헤어지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이러한 최선책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기에, 가장 아이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가정위탁’이다. 가정위탁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일정 기간 위탁가정에서 보호하고 양육하는 제도로,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있어 가정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점차 제도적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아동복지법에 근거해 가정위탁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 필자가 만난 지민(가명) 씨는 가정위탁 제도를 통해 아이와 다시 함께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지민씨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출산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감을 잃은 그녀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 입양을 결심했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 갔던 장소를 지나거나 아이의 물건을 볼 때마다 눈물이 흘렀고, 아이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깊어졌다. 그러던 중 문득 ‘가정위탁’이라는 제도가 떠올랐다. 입양 상담을 받을 당시, 아동보호전담요원으로부터 들었던 제도가 기억났던 것이다.
‘잠시 아동 양육을 공적으로 부탁할 수 있는 제도’인 가정위탁은 아동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시간을 확보하고, 그 사이에도 아동을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민씨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이에 그녀는 입양을 철회하고 가정위탁을 신청했다. 이후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아이를 한 달에 한 번씩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지난 연말에는 아이의 위탁가정과 함께 돌잔치를 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민씨는 한 달에 한 번, 아이를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어젯밤, 아이를 만날 생각에 심장이 뛰어서 잠을 잘 수 없었어요”라며 웃어 보이고, 위탁가정에서 건강하게 지내는 아동을 보며 “아이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라고 전했다. 그녀는 가정위탁 제도와 위탁가정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와 만족을 표현했다.
필자는 경제적 어려움, 질병 등 다양한 이유로 아동 양육을 포기하려는 부모들이 지민씨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희망을 찾기를 바란다. 아동 양육이 힘든 상황에도, 아동을 안전하게 돌봐줄 수 있는 ‘가정위탁 제도’가 있음을 기억하고, 입양이나 시설 입소를 결정하기 전에 한 번 더 깊이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가정위탁지원센터는 더욱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위탁부모를 모시고, 복지기관 관계자들 역시 가정위탁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모든 아동의 권리와 행복을 온전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대안 마련이 필수적이다. 아동과 부모가 함께 살기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이들이 헤어지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아동의 권리를 ‘가능한 한 지키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아동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사회가 함께 깊이 고민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한 정책적 협의와 결단이 절실하다. 우리 아이들이 가정의 품에서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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